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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ir

바보 노무현의 죽음

숨이 탁 막히는 찹찹함을 억누를 수가 없습니다. 
한때 인권변호사, 민주화 투사, 전직 대통령이었던 분을 떠나보냈습니다.
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까요? 
요즘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죽는 것을 너무 많이 접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때 수많은 국민들의 지지와 존경을 받았던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접하면서, 내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산다는 산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집니다.
물론 대통령 재직 시절 수많은 구설과  비난에 시달리긴 했지만, 그분이 이록한 대한민국의 진보는 부인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신념과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의 기득권을 포기했습니다.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하신 일들을 기억합니다. 권력에 짓밟히는 민주주의를 위해싸우고,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지역주의 철폐를 위해 바보가 되셨습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마련했던 권위주의와 학벌의 타파, 인권, 남북평화, 복지국가의 기반을 기억하고 있습니댜.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소외와 핍박을 받는 사람들을 위해 거대한 자본과 언론의 횡포에 맞서는 준엄한 지도자로서, 그리고 막걸리 한잔 따라 드리고 싶은 친근한 아저씨와 같은 모습을 기억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바보 노무현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보라고... 그래도 환하게 웃는 모습이 생각이 납니다.  그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추억이 되었습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대통령을 바보라고 부르던 시대....  그런 시대는 이제 끝났습니다.  그리고 그 추억도 지워야 할 것 같습니다.   잃어버린 10년동안 일어난 일이었으니까요?  앞 으로 대한민국이 더 행복해질지 모르겠지만, 지난 5년 행복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내가 행복해서가 아니라, 내 친구나 이웃들이 신념이나 가난 때문에 시련을 당하지 않고, 핍박에서 벗어나고 희망을 갖을 수 있는 사회였기 때문입니다.  신념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지도자가 있었고, 소외된 이웃을 돌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대통령을 바보라고 말할 수 있었고, 신념을 지키고 희망을 갖을 수 있는 시대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의 투박하고 격정적인 말투지만 누구도 따르지 못할 논리와 열린사고로 토론하는 모습을 기억합니다. 그런 솔직한 어법 때문에 보수언론의 공격을 받았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또한  솔직한 발언 때문에 수구세력에 의해 탄핵소취안이 가결되고 지방분권의 시도가 좌절된 것을 관습헌법의 피해자인 대통령님과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남들은 대학교 다닐때 읽은 책을 상업고등학교 나온 대통령이라 이제서야 읽는다'는 전여옥의 비아냥거림도, 장인의 좌익활동 때문에 곤혹을 치르던 것도 기억합니다. 2005년 국민과의 대화에서 국민들에게 '믿어달라'고 호소하시던 초라한 모습도 기억합니다. 그리고 참여정부평가포럼에서 어떤 개그쑈보다 재미있게 말씁하시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지지하고, 실망하고, 그리고 아쉬워하기도한 나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그 기간은 잃어버린 10년이었고 우리는 그 시대를 이끌었던 지도자를 잃었습니다.  아마 그 추억마져 잊어야 할지 모릅니다.
   국민들은 한때 노무현 대통령과 자신의 소신과 신념에 대해 토론하던 검사들의 모습을 기억하실 겁니다.  법과 원칙을 존중하고 권력의 시녀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그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어떻게 생각할 까요?  노무현 대통령앞에서 당당했던 그들은 지금의 대통령앞에서도 당당할까요? 그들이 예수를 박해한 빌라도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요? 참 당혹스럽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BBK와 같은 여러가지의 사기사건과 의혹에 연루된 사람을 대통령으로 모시고 있는 이나라에서 대한민국은 전직 대통령을 뇌물 수여의 범죄자로  낙인을 찍고 마치 쇼를 하듯 언론 플레이를 했습니다. 아마 이런 모습이 대한민국 검사들의 신념이라면 지속적으로 유지하면 됩니다. 그러나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기 위해 그런거라면 그 책임과 멍에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섬듯한 광기가 느껴집니다.  촛불시위와 미네르바 사태 그리고 용산 철거민 사태를 보면서, 이제 신념을 지키기 위해선 순교자가 필요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또한 현 정권은 순교자를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제 책상앞에 'Be generous to the others, Be strict to myself'라는 말이 좌우명처럼 적혀있습니다. 처세술이 판치는 이 세상에 고지식하게 이 글귀처럼 행동하면 가치있는 삶을 살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이 이루어 질거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것은 노무현 대통령님의 모습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대통령님이 살아 계신다면 나의 바램이 더욱 빨리 이루어질지도 모르지만, 믿음을 버리거나 원망을 하지 않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신념이나 소신, 학벌 또는 지역 때문에 소외나 차별을 받지 않고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사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살신성인 하셨듯, 그 믿음을 유훈처럼 지켜갈 것입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더 행복해질지 모르겠지만, 대통령님과 함께했던 지난 5년이 행복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내가 행복해서가 아니라 내 친구나 이웃들이 신념이나 가난 때문에 시련을 당하지 않고 핍박에서 벗어나고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사회였기 때문입니다. 신념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지도자가 있었고 대통령을 바보라고 말할 수 있었고 신념과 소신을 지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믿음을 주신 노무현 대통령님을 기억하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편안히 잠드소서. 2009/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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