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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ir

2MB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올해초에 봤던 영화중에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가 생각이 납니다. 영화의 내용중에 전사한 아들의 죽음을 되돌리고 싶어하는 시계공이 거꾸로 가는 시계를 만드는 장면이 나오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이었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이후 계속 머리속을 지배했던 생각이었습니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가장 안타까웠던 일이 일어나기 이전의 시간으로 되돌릴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설사 시간을 되돌릴 수 있더라도 그것은 수많은 창조적인 가능성을 없애는 일이고, 진보에 반하기 때문에 시간을 되돌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2MB정권하에서 시간이 거꾸로 간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2MB 정권에서 '시간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라고 선언을 하듯 극장에서 대한 뉴스를 상영한다니 현실이 영화의 한장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중동 보수 기생 언론을 통한 세뇌가 통하지 않으니까 미디어법을 개정을 통한  언론 장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거대 자본을 통하여 언론을 독점하고 외곡된 여론을 만듦으로서 정권의 선전과 세뇌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2MB 정권은 박정희 정권 치하의 보도지침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70~80년에나 통하던 대한 뉴스를 통해서 녹색성장으로 포장된 개발 독재를 홍보한다고 하니, 정권의 일방적인 국정운영과 이에대한 비판을 억압하던 7,80년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체감하는 2MB의 정권에서 시간의 역행은 이것만이 아닐것입니다. 우리는 미국소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서 80년대 전두환의 공안정권을 보았고, 그 사실을 확인 시키려는 듯한 2MB 정권의 백골단의 부활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용산참사에서 '난쏘공'이나 전태일이 분신했던 시대의 잔인한 살인 정권의 모습을 확인 하였습니다. 미네르바사태와 국방부의 시대착오적 이적서적 지정을 통해서 사상과 표현, 그리고 양심의 자유가 심각하게 통제되었던 시대의 아픔을 느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보면서 과거에 일어났던 수많은 의문사와 권력에 굴종하던 검사들의 모습을 생각했고, 유신 시대에나 있을 법한 사법부의 재판 개입을 체험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진전되었던 남북관계는 상호주의 라는 미명하에 핵우산을 도입함으로서 냉전시대로 되돌리려 하고 있습니다. 또한, 98년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대우자동차 어머니들이 유모차에 탄 아기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비열한 자본과 폭력정권에 맞서던 모습을 오늘 쌍용차의 노동자 가족들이 재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수많은 곳에서 자행되는 정권의 폭력과 인권유린, 민주주의의 핍박을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차라리 영화라면 마음속 깊이 반성하고 발전시키면 되겠지만, 어제와 오늘 일어났던 일이고 때문에 돌이켜 보기가 겁이납니다. 또한 앞으로 어떤 시대역행적인 사건이 터질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2MB정권과 족벌자본, 보수언론등에 의해서 쓰여졌다면, 우리는 자유, 평등, 인권, 평화를 지향하는 민주주의의 진보를 위한 저항과 성찰로서 맞서야 할 것입니다. 만약 우리의 아이들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촛불집회에 갔다가 백골단에 연행되어 상처를 입고, 기획된 재판을 받고 준법서약서를 쓰고 풀려난다면 그 책임은 시간을 되돌리는 2MB 정권의 책임이 아닐겁니다. 그 책임은 시간을 되돌리려는 정권과 자본, 그리고 수구 언론에 저항하지 않는, 그리고 역사를 진보시키지 못한 우리의 책임일 것이고 우리는 그들앞에서 부끄러운 죄인일 것입니다.  시계가 멈춰있다면 고치면 되지만, 시간이 꺼꾸로 간다면 시계를 버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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